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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나한테 딴죽을 걸다니... 

지난해 12월초 암 요양병원에서 치료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직접치료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사와의 실랑이가 시작됐다. 나는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어 강력히 대항했다. 예전과 같은 치료를 받았는데 갑자기 보험사에서 태클을 걸고 나왔으니 황당할 뿐이었다. 나의 주장은 더 강해졌으며 한 치도 꺾일 수가 없었다. 보험사와의 투쟁은 해를 넘기며 지루한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제외된 치료 항목은 고주파 온열암 치료와 면역치료 주사제였다. 억지 횡포에 대해 물러설 수 없었다.
암 입원일당에서 이제는 치료항목까지 보험사가 정한 기준에 시달림을 받아야 하다니. 계약당시 보험사는 약관에 준한 혜택을 제시했고 계약자 본인은 자기 조건에 맡는 항목들을 선택해서 서로 합당하게 성사된 약속이다. 그런 약속을 깼다. 보험사가 괘씸했다. 불쾌하기도 했다. 
나한테 딴죽을 걸다니... 딴죽은 씨름이나 태껸에서, 발로 상대방의 다리를 옆으로 치거나 끌어당겨 넘어뜨리는 재주를 말한다. 즉, 장딴지 부분을 때리는 딴죽이라는 기술에서 비롯됐다. 상대방에게 언어나 기타 행동으로서 ‘상대의 논리나 약점을 비꼬는 행동’이다. 나약한 암환자를 상대로 거대 보험사가 횡포를 부리다니...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 
비단 나뿐이 아니라 주위의 암 환우들 대부분이 보험사의 돌연한 태클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았다. 힘 있는 보험사들이 그래도 되는 건가? 보험사가 정부를 상대로 얼마나 로비를 벌였으면 최근 실비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송사에서 대부분 승소를 했고 그 판례를 예시하며 보험금 지급에 태클을 걸고 있다. 
나로서는 무엇이 직접치료인지... 참으로 무색하기만 할 따름이다. 나는 암 발병 4년차다. 유방암 2기말 판정을 받고 수술 후 담당의사로부터 항암 8회, 방사선 15회를 받으라는 명이 떨어졌었다. 그러나 난 수술 이외에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항암과 방사선을 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완치가 아닌 재발과 전이에 대한 확률은 낮추기 위한 것이라 했다. 나는 불분명한 의학적 확률게임에 따를 수가 없다는 개인적인 소견을 밝혔다. 담당의사는 당연히 안 된다고 했고 내 생각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 했다. 의사인 아들과도 힘겨운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의사인 아들을 동원한 담당의사의 설득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항암 8번만 하기로 했다. 내키지 않은 항암 치료를 해야만 했다. 3주 간격으로 6개월 동안 힘겹게 항암치료에 임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박탈감과 육체적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후 나는 요양병원에서 고주파 온열치료와 면역기능 강화 주사제를 맞으며 몸 관리를 해오고 있다. 암을 다스리는 다양한 방법을 체험하면서 지금껏 삶을 이어오고 있지만 고주파 온열치료와 면역강화 주사제는 암 치료의 기본이란 생각으로 꾸준하게 받고 있다. 
지금도 고주파 온열치료와 면역주사를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나의 체질에 맞는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다. 나에게 해로운 음식은 피하고 이로운 음식을 섭취하는 이른바 ‘푸드 매칭 맞춤식단’으로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하나요양병원 정요한 원장의 치료요법으로 다시 말하면 ‘맞춤식 면역식단’이라 할 수 있다. 정 원장으로부터 침술로 자세를 바로잡는 치료와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내 몸을 다스리고 있다. 
그러던 중에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보험사로부터 난데없이 태클을 당했다. 세상살이, 참으로 힘겹다. 인간이 정한 원칙론에 짜 맞추어 살아간다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그것이 궁극적인 답은 아니고... 살다 보면 무수한 변수들이 내 인생항로를 바꿔 놓고... 그래도 약자를 대상으로 딴죽은 걸지 말아야지... 그것이 거대 보험사들이 해야 할 짓인가? 계약 당시 약관은 어디에도 없고 상황논리에 좌지우지, 암 환우들을 괴롭히면 되겠는가? 한 달여 동안 심리적 소모가 컸다. 인간이란 어떤 목적과 바람이 있을 때 움직인다. 암환우희망연대의 출범 이유이기도 하다. 글/ 주근깨 소녀